한기총 해체하라는 이들에게/ 안희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문제가 드러났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한기총을 해체하라는 것입니다. 불법이 일어나는 한기총은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런 의견들이 상당히 공감을 얻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기총 해체를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 손봉호 교수님 같은 분이 유명한 인사일 것이고요.

 

그러나 불법이 드러났다고 한기총 해체를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만약에 불법이 드러났다는 이유로 해체를 해야 한다면 세상에 남아날 수 있는 조직은 아무 것도 없을 것입니다. 정당들을 다 해체해야 할 것이며, 얼마 전 물의를 일으켰던 적십자사도 해체해야 할 것입니다. 대학들도 상당수 해체해야 할 것이며 기업들도 해체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단체들은 세속적인 단체이고 한기총은 거룩해야 할 기독교 단체라고 이야기할 사람들이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기독교 단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각 교단별로 이루어지는 교단 선거에서도 불법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각 교단들도 해체해야 하는 것인지요? 각 기독교 단체들도 불법이 드러난다면 모두 해체해야 옳은 것인지요?

 

오해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불법 자체를 정당화하거나 그냥 내버려 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기독교 단체들은 세상의 그 어떤 단체보다 투명하고 깨끗해야 한다는 것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 보면 기독교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 성자들은 아니며 그 중에는 자신의 이득만 취하는 전문 정치꾼들도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세상 속에서의 기독교 단체는 어느 정도 한계를 지닐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 때문에 전체를 해체해야 한다는 것입니까?

 

정작 필요한 것은 그런 사람들을 솎아내는 작업입니다. 적어도 그런 사람들이 교계 단체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일이고 드러났을 경우에는 퇴출시키는 일입니다. 그런데 벼룩을 잡자고 처가삼간을 다 태우자는 식으로 반응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큰 그림 속에서 무엇인가 말하고 추진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모양입니다.

 

만약 한기총을 해체한다면 그 후속적인 대안도 마련해두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어차피 기독교 전체를 대변할 기구가 필요하고 지금까지 한기총이 그런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한기총이 사라진다면 어떤 기구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인지요? 혹시 그런 기구 자체가 필요 없다고 한다면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현실 능력이 없이 이상 속에서만 사는 사람이라고 할 것입니다.

 

한기총이 해체되면 다른 연합 기구를 세울 수 있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전기총이 한기총을 대체하면 된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역시 불완전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한계를 지난 사람들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새롭게 생긴 단체가 활동한다 하더라도 그 역시 동일한 문제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현 한기총이나 전기총의 구성 멤버들이 많은 부분에서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으며 전혀 새로운 기구가 나타난다 해도 그런 현상을 탈피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작금의 상황에서 얼마든지 개혁을 말할 수 있습니다. 아니 말해야 합니다. 철저하게 회개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그에 상응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회개 모습은 저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나와 남을 구분해서 남은 회개해야 하고 나는 회개를 촉구하는 쪽에 두는 것은 정당하지 않으며 성서적인 자세도 아닙니다. 에스라나 다니엘의 기도를 보면 나와 타인을 구분하지 않고 우리라는 의식 하에서 본인이 먼저 철저하게 회개하는 것을 보게 되지 않는지요? 정작 자신들을 성결한 삶을 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한기총 해체 관련 논란을 보면서 자기 의에 빠진 사람들을 봅니다. 날선 칼을 휘두르면서 자신은 그저 칼자루를 쥔 채 안전지대에 머물면서 다른 이들을 향해 거침없이 칼날을 휘두릅니다. 자신이 또한 하나님 앞에 엎드려 통회자복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타인들을 질타하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그들의 모습 속에서 바리새인들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이 한국 교회의 위기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만 그것은 한기총 때문도 아니고 특정 지도자들 때문도 아닙니다. 바로 우리의 죄악 때문입니다. 한기총을 해체하는 것으로 면제될 수 없는 우리의 죄악을 주시하지 않은 채 한기총을 악의 근원으로 몰아가고 한기총이 해체되어야 한국 교회가 산다는 식의 논리를 펼치는 것은 말이 되지를 않습니다.

 

한기총을 해체하자고 하기 전에 한기총을 위해 기도하지 않은 것을 회개합시다. 한기총의 모습 속에서 우리의 죄악을 보고 함께 하나님 앞에 자백합시다. 한기총만이 아닌 각자가 속한 교단들과 연합 기관들에 대해에서 동일한 자세로 회개합시다. 먼저 있어야 할 모습은 건너 뛴 채 자신만이 의인인 척 소리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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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안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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